DAY 2 (3h+3h20m)

일어나자마자 바이올린을 집고 켜봤다. 연습을 하면 몰입을 해서 그런지 시간이 정말 너무 빨리 간다. 보잉은 길게 할수록 소리가 망가지고, 짚은 채로 캐면 끽끽거리는 소리가 난다. 약음기를 빼면 조금 낫다. 화딱지가 나서 보조기를 구입했다.

손 끝은 예상처럼 통증이 심하다. 짚어서 아픈게 아니라 손톱을 너무 바싹 깎아서 그렇다. 특히 검지가 그렇다. 연습을 하고 나면 손끝이 시커매지는데 현에서 묻는건지 넥에서 묻는 건지 모르겠다.

운지 위치에 대한 감이 아주 조금 늘었고 D현과 A현을 이용해 작은별을 연주할 수 있다. 아주 아주 느리게 악보를 보고 곡을 연주할 수 있다.

DAY 1 (0+3h)

약음기를 끼워도 소리가 커서 4시까지만 연습한다. 생각같아서는 하루종일 하고 싶다. 시간을 투자한만큼 차근차근 실력이 느는게 느껴진다.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했다. 제대로 켰을 때 몸에 닿은 악기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좋다.

운지법

한번에 완벽한 위치를 찾기란 불가능했다. 켜보고 아니면 위치를 옮겨 정정했다. 음감이 없어 청음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익히기 힘들겠다. 내 경우 C는 절대음감으로 알지만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하는 상대음감이다. 훈련시 나머지 음을 구별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A현과 E현을 이용한 작은 별을 연주할 정도로는 익혔다. 결국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다. 어딜 짚는지 눈으로 보지 않고 몸에 감각을 익히려고 했다.

보잉

가온반활 (M.B) 을 쓰기가 어려웠다. 위반활 (U.B) 은 다루기 비교적 쉬웠다. 기본인 활을 넓게 쓰는 방식이 제일 어려웠다. 튕기는 것이 훨씬 쉬웠다. 나쁜 습관이 들까봐 신경쓰고 있다.

압력과 속도는 70% 정도 감을 잡았는데, 현에 닿는 면의 각도와 위치가 어려웠다. 30% 정도 감을 잡은 것 같다. 또 브릿지가 가까울수록 균일하게 소리내기 쉬웠다. 눈을 감고 제대로 켰을 때의 감각을 기억하려고 했다.

내일은 끝에 따라오는 거친 음을 컨트롤 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얼마 연습하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빨리 갔다. 팔이 뻐근해지면 쉬었다가 연습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감을 잡았다.

왼쪽 손톱을 최대한 갈아냈다. 흰 부분을 모두 갈아내도 손끝보다 손톱이 더 길어서 더 갈아내야했다. 통증이 있어 소독을 위해 알코올을 뿌린 천을 손끝으로 꽉 눌러주었다. 그러자 둥글게 부어올라왔다.

+ 마이크를 아주 잘 샀다!

첫 바이올린

약음기, 교재, 바이올린, 마이크 모두 한꺼번에 왔다. 켜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연습실을 예약했지만 취소되었다. 어쩔 수 없이 본격적인 연습은 내일로 미뤄졌다. 밤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

호만 교재는 매우 세심하다. 신의 한수였다

칠과 내부 얼룩, 스크레치 등 하자가 있다. 그래도 인연이라 생각한다.

조율을 하다가 도미넌트 E 현이 끊어졌다. 여분 현으로 갈아끼우고 자세를 잡아보았다. 턱으로 고정은 되는데 어깨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아니고 불편하다. 익숙해지기까지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송진에 칼로 흠집을 내고 활털에 골고루 발랐다. 옆부분에도 잘 발라주었다. 송진을 바르자 활털이 하얗게 변했다. 꺽꺽하니 마찰이 잘 된다.

약음기를 끼웠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크다. 활의 모서리로 가늘게 긁어보니 힘을 딱히 주지 않아도 속도만 적당히 붙으면 소리가 괜찮았다. 고음이라 전자기타가 앰프 연결했을 때보다 귀에 잘 박혀온다.

운지를 짚고 활대로 퉁겨보았다.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하려했는데 조금 용기가 사라졌다.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보았는데 잘 보이지도 않고 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 떼버렸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박자, 운지 연습 어플

멜로디에 강하고 박자에 약하다. 악보를 읽을 때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박자를 읽는 것인데, 유독 반 박자에 매우 약하다. 레오폴드가 책에서 박자감을 강조하길래 보완키 위해 어플을 하나 깔았다.

멈춰있는 악보를 보고 치면 되어서 좋다.
이 어플 아주 괜찮다. 곡이 적은 게 흠이지만

역시나 반박자 나오자 헤매었다. 하다보니 천천히 실력이 는다.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금방 늘 것 같다. 매일 10개씩 해야겠다.

운지법도 어플로 익히고 있다. 아주 괜찮다. 대충 원리를 파악한 상태다. 악기가 도착하면 바로 가능하게 스케일을 많이 연습해야겠다.

레오폴드 아우어의 바이올린 레슨

잠을 설치다가 차질이 생겨 교본이 오지 않는 꿈을 꿨다. 물론 그런 일 없이 택배는 잘 오고 있다. 교본과 별개로 레오폴드 아우어의 바이올린 레슨을 구매했다. 조금씩 반복해서 아껴 읽고 있다. 마른 하늘에 단비같은 훌륭하고 섬세한 지침서다. 1921년 출간된 이 책은 거장에게 텍스트로 과외를 받는 기분을 준다.

부상을 염려해 휴식하고 무리하지 말 것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정형화된 테크닉을 고집해 가르치는게 아닌, 스스로의 기량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끄려는 의도가 좋게 느껴졌다. 기본적인 부분은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점이 있었다.

목으로만 악기를 지지하지 말라는 것, 어떤 연주자는 원하는 음색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어깨 받침을 하지 않는다는 것, 활을 상박의 힘으로 누르는게 아닌 손목으로 누르는 것이라는 것, 1번 손가락을 띄우고 활을 연주하기도 한다는 것 (기상천외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바이올린을 높게 잡으면 울림이 좋다는 것, 엄지는 굳이 신경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라는 것, 왼쪽 팔에 힘을 빼라고 가르치지만 사실은 힘을 줘야 명료한 소리가 난다는 부분 등등 참 생경했다.

그렇지만 예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비브라토 남용 지적이다. 어떤 제자는 아무리 지적해도 의지와 상관없이 반사적으로 넣는다고 했다. 진지하게 신경적인 문제라 생각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어서 계속 생각난다.

생각치도 못한 부분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정해진 길이 아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사람마다 신체구조가 다르니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심지어는 두 사람이 같은 손 모양을 가졌더라도 막상 열어보면 소리가 또 다르다고 한다. 난 엄지와 새끼 손가락이 뾰족한 모양이다. 내 손은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하다.

주의점과 연습 방식도 예시로 알려줘서 참 좋았다.

힘든 기다림

도미넌트 현이 장착된 국내산 입문용 수제 바이올린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이번엔 차근 차근 수준에 맞는 악기로 밟아나가려고 한다. 목요일에 약음기와 같이 도착할 것이며 기록을 위해 마이크도 구입했다. 실력이 발전하고 나면 거트현과 눈독 들여뒀던 어깨 받침을 구매할 것이다.

오랜만에 들떴다. 몹시 설레인다. 해보고 싶은게 정말 많다. 뭔가를 이렇게 강렬하게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이제서야 살아있는 기분이다.

준비운동

재미로 카프리스 24의 악보를 보며 함께 0.25배속으로 늦춘 연주 연상을 보았다. 느리게 보는데도 보려던 부분을 지나치곤 했다. 처음에는 지판을 짚는 손이 어려워보였는데, 보면 볼수록 활의 컨트롤이 훨씬 난이도가 높은 듯 했다. 개인적으로는 속주 부분보다 첫 번째 더블스탑 나오는 부분이 정말 좋다.

프로들의 멋진 연주를 들어도 이건 정말 어려운 곡이구나 생각이 드는데, 가렛의 연주는 속도가 무척 빠른데도 쉽게 연주해서 저속 영상으로 살피기 좋았다. 표현에 따라 활을 사용하는 부분이 세심하게 달라서 느리게 보는데도 악보보다 영상보다 하면서 제대로 살피기는 무리였다.

왜 B플랫과 E플랫만 플랫으로 표현하는가

보잉 자세 연습과 운지법 연습을 했다. 연주자들 보면서 거울로 흉내를 많이 내봤기 때문에 감은 잡았다. 오른쪽 팔은 어깨를 내리고 등 근육으로 가볍게 당기듯이 고정한다. 빠르게 짚는 연습도 해봤다. 장력이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하다.

바이올린 독학 준비

현악기는 처음이라 많이 생각했다. 특히나 바이올린은 섬세한 악기라 독학이 안된다고 해 고민도 오랫동안 했다. 하지만 프로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영상을 하루종일 보면서 지내다보니, 나도 섬세하게 감정을그려내보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차 더는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과연 뼈저린 현실을 깨닫게 될때까지 얼마나 걸릴 것인가? 돈을 걸면 꽤 재밌을 것이다.

바이올린을 구매하기에 앞서 먼저 고무 + 금속 약음기와 호만 교재 1권을 구입했다. 스즈키를 생각했지 교재를 살펴본 결과 호만이 훨씬 섬세했다. 그리고 앱 Triala와 유튜브를 이리저리 뒤지면서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미리 배우고 용어를 눈에 익혔다.

구글 플레이 북에서 바이올린 대가들과의 인터뷰 샘플과 레오폴드 아우어의 바이올린 레슨을 읽어보았다. 오랜만에 정말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