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연습시간

내가 보는 책마다 다 이 소리를 하지만 (이 사람은 3시간 연습하지만 아우어는 4시간을 강조한다.) 기사들을 보면 10시간씩 연습한다는 국내 연주자가 수두룩하다! 중국은 아마 더 할 테지. 그런데 왜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대가가 쉬이 나오지 않는 것인가? 테크닉적으로는 정점을 찍은 전공생들이 많은데? 이 질문에 이 책이 답변을 할지도 모르겠다. 테크닉은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성은 타고난다고 봐도 무방하고 감각은 사실상 가르칠 수 없다. 특히나 바이올린은 감각적인 악기라 감정이 다 드러나는데 연습을 너무 많이 하면 그 감정이 닳아 기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곡보다는 스케일 연습 포지션 연습 에튀드를 박박 열심히 하라는 걸지도 모름.
무작정의 양치기가 아닌, 비판적인 듣기와 몰입이 중요한 것 같다. 심지어 하이페츠는 일요일에 쉬기까지 한다. 이 사람의 삶이 제일 행복해보인다. 진정 삶을 즐긴다고 말하며 운동도 좋아하고, 사진도 배우고 취미 많고 하고 싶은 거 많고 누구나 원하는 삶 아닌가?
미샤 엘먼은 “절대로” 2-3시간을 넘기지 않았고, 새뮤얼 가드너도 3시간. 2-4시간의 온전한 몰입이 가장 효과적인 실력향상을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시작하지 않았으니 4시간씩 하자.
학생들에게 4시간 시켜놓고 본인은 연습 안하는 저 패기를 보라. 공연이 연습이라니 정말 멋진 교수가 아닐 수 없다. 테크닉적으로 완성된 사람의 패기가 아닐까? 바이올린도 자전거 타기와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 맨스

이 사람은 턱받침도 싫어하고 어깨에 걸치는 천조차 싫어한다 (..) 편안함이 악기와의 교감을 망친다고 생각하는 그런 답답하게 고지식한 사람이 연습시간에는 관대한 게 신비로울 따름이다.
..하지만 기교가 발전하면서 생긴 게 바로 턱받침이니 그건 포기하면 턱으로 받침으로서 구사 가능한 기교를 포기하는 셈이 된다(?)

예외 : 주의! 이건 학대다!

물론 멋진 예외들이 있다. 유명치 않은 예외로는 티바다 산체스는 7년 동안 하루에 8~10시간을 연습했다고 한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링으로도 나오지 않는다…) 유명한 예로는 바이올린은 아니지만 피아노계 거장 키신을 보면 40이 넘어도 7시간씩 연습. 파가니니는 아버지의 강압 아래 무려 10시간씩 연습했다하고 (이는 카더라지만) 데이비드 가렛 역시 아버지와 엄한 가정교사의 강압 아래 7시간! 가렛이 아빠 피해서 줄리어드 가고 나서 연습시간이 궁금한데 찾지 못 했다. 가렛은 아빠와 연 끊은 것도 그렇고 비정상적이고 가학적인 성적취향으로 방탕한 성생활을 하는 것도 그렇고 파가니니도 방탕하게 살다가 (건강 문제로) 죽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던… 강압적인 교육으로 대가가 된 건 좋지만 나중에 억눌린게 이상한데로 엇나가서 정신건강에 좋지 못한 게 분명하다. 대중의 즐거움에 기여했으니 그거면 된건가? 언젠가는 꺼질 관심, 부를 위해 자녀의 십년이 넘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송두리째 희생한다니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 둘은 재능이 있었기에 역사에 남을테니 (가렛의 경우 먼 미래에 적어도 구글에는 나올테니) 행운인 편이다.. 아닌 자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결론을 내려보자면 솔로 연주자로서의 테크닉 기량 완성 : 재능 있을 경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10년 X 매일 3-4시간 = 얼추 1만 5천시간, 재능 없을 경우 5-6시간씩 = 2만 시간 / 비르투오소다운 테크닉 완성 : 10년 X 매일 7-10시간 (몰입, 재능있을 경우) 엄밀히 말해 10시간은 현실성이 없으니 7시간으로 봤을 때 2만 5천시간. 5천 시간씩 차이가 난다. 정리 끝. (예술성이 아닌 테크닉적으로 따졌을 때)

어제 분명 아무리 해도 안 되던 것이 다음 날 켜면 잘 된다. 역시 앞서간 연주자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앞으로는 꼭 3-4시간씩 하는 걸로 스케쥴을 잡아놓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하기.

내 목표는 매 순간, 몇 초 전보다 나아지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Published by

알 수 없음의 아바타

이사철

사시사철 푸르게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