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를 다 멈췄다. 갖고 놀아서 송진 범벅이 된 바이올린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대체 뭘 어떻게 켜고 있으면 온 사방에 송진이… 소리가 소리가 아닌데 이렇게 해도 되나? 멈추고 곰곰히 생각했다. 지금 소리를 잡고 가야 하지 않을까? 활을 자유자재로 쓰게 된 다음 뭐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대형 거울을 보면서 수평으로 그으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정말 정말 정말 어렵다. 안 보고 맞춘다음 거울을 보면 한참 비껴나가 있어서 열불이 난다.
한동안 그 연습만 할 거 같다. 오늘 안에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활이 현을 스치면 송진이 연기로 일어나는데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송진가루가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