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아우어의 바이올린 레슨

잠을 설치다가 차질이 생겨 교본이 오지 않는 꿈을 꿨다. 물론 그런 일 없이 택배는 잘 오고 있다. 교본과 별개로 레오폴드 아우어의 바이올린 레슨을 구매했다. 조금씩 반복해서 아껴 읽고 있다. 마른 하늘에 단비같은 훌륭하고 섬세한 지침서다. 1921년 출간된 이 책은 거장에게 텍스트로 과외를 받는 기분을 준다.

부상을 염려해 휴식하고 무리하지 말 것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정형화된 테크닉을 고집해 가르치는게 아닌, 스스로의 기량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끄려는 의도가 좋게 느껴졌다. 기본적인 부분은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점이 있었다.

목으로만 악기를 지지하지 말라는 것, 어떤 연주자는 원하는 음색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어깨 받침을 하지 않는다는 것, 활을 상박의 힘으로 누르는게 아닌 손목으로 누르는 것이라는 것, 1번 손가락을 띄우고 활을 연주하기도 한다는 것 (기상천외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바이올린을 높게 잡으면 울림이 좋다는 것, 엄지는 굳이 신경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라는 것, 왼쪽 팔에 힘을 빼라고 가르치지만 사실은 힘을 줘야 명료한 소리가 난다는 부분 등등 참 생경했다.

그렇지만 예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비브라토 남용 지적이다. 어떤 제자는 아무리 지적해도 의지와 상관없이 반사적으로 넣는다고 했다. 진지하게 신경적인 문제라 생각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어서 계속 생각난다.

생각치도 못한 부분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정해진 길이 아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사람마다 신체구조가 다르니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심지어는 두 사람이 같은 손 모양을 가졌더라도 막상 열어보면 소리가 또 다르다고 한다. 난 엄지와 새끼 손가락이 뾰족한 모양이다. 내 손은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하다.

주의점과 연습 방식도 예시로 알려줘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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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음의 아바타

이사철

사시사철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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